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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드레스인형 만들기 (2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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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 보다가 삘 받아서 만든

드레스인형 2021년 1월 작품

 

 

20대의 마지막 겨울 어느 날,

지금까지 살면서 취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곤 이것저것 시도하다 찾게 된

취미 중 하나가 바느질이었습니다.

 

특히 드레스 인형 만들기에 빠져서

30대 초반의 밤을 바느질하며 보냈어요.

물론, 친정 엄마는 삯바느질하는 것

같다며 꼴 보기 싫다고 하셨지만 ㅋㅋ

 

결혼하고 엄마가 되니까

바늘이 애한테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취미 따윈 잊고 살았더랍니다.

 

그러다 지난 새해 연휴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에서

화려한 여왕의 드레스 보니까

다시 확~~~ 불씨가 살아나

정신없이 바늘 들고 인형을 만들었네요.

 

 

 

천성이 멕시멀리스트라 

집에 엔간한 기본재료는 다 있었고

지관이랑 인형머리 같은 부재료만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만들었어요.

 

보통 드레스인형 만들기 

하루 3~4시간 X 3일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드라마 틀어놓고 쉬는 시간에

사부작사부작 만들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겨서

동대문 종합상가 가고 싶어

미칠 것 같다는....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의

복식을 보면 

엠파이어 스타일에서 로맨틱 스타일로

넘어가는 시대인 듯합니다.

아마도 1820년대쯤?

 

주인공의 엠파이어 드레스가

너~무 예쁘지만

화려한 여왕의 빅토리안 스타일의

드레스가 임팩트가 너무 커서리....

 

 

 

여왕의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게 된 청어 색깔의 드레스 인형

 

보통 드레스인형에 까뜨린느 같은

이름을 많이 붙이시던데

저는 왠지 그게 너무 간지러워서리..,

 

위 드레스 인형애 사용된 천이

정말 바느질하기 까다로운 천인데

사실 한 15년 전에 동대문 상가에서

서비스로 받은 자투리 천이었어요.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삼 종인데

천 자체가 너무 화려해서

드레스 인형에 사용할 엄두를 못 내고

아들내미 할로윈 코스튬 만들 때

한 번 쓰고 고이 간직만 하고 있었더랬어요.

 

 

 

 

그런데 브리저튼 여왕 드레스가

정말 엄청 화려하거든요.

같은 X자형 실루엣이지만

길이가 조금  짧은 로맨틱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로코코 + 크리놀린으로 보였어요.

 

그래서 이번 2021년 1월에 만든

드레스인형은 모두 X 실루엣의

로코코와 크리놀린 스타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워낙 기본 천 자체가 화려해서

포인트 컬러는 블랙으로 하려다가

너무 칙칙해지는 것 같아

골드 레이스와 자바라로 마무리한

청어 드레스

 

드레스인형을 사실 거의 10년 만에 

만드는 거라 손이 안 돌아와서

마무리가 좀 힘들었던 아이입니다.

 

 

 

 

 

이너 스커트 폭을 잘못 재단해서

부족해지는 바람에

오버 스커트가 확~ 펼쳐지질 못해 

좀 아쉬웠기도 했고,

인형머리도 2개를 연결해서 

좀 더 풍성하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오랜만에 만들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다 만들고 나니

이렇게 할 껄~ 저렇게 할 껄

생각이 많아진 아이였어요.

 

이왕에 로코코 느낌으로 할 거면

머리를 확~ 화려하고 풍성하게

잡아줬어야 하는데 말이죠.

 

 

 

 

빅토리안 스타일의 대표적인

크리놀린 드레스의 인형을

청어 드레스 다음으로 만들어 보았는데

요건 아무래도 손이 좀 돌아온 상태라

만들기가 훨씬 수월했어요.

 

천도 덜 까다로운 직물이라

바느질하기도 쉬웠고요.

 

 

중고등학교 때는 오히려

미싱으로 강아지 옷도 만들어 주고 그랬는데

지금은 미싱 쓰는 방법을 까먹어서

다 손바느질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미싱을 한 번 배워볼까 했는데

아따 승질은 급하지

생각처럼 진도는 안 나가지 해서

하다가 때려치워버렸다는....

 

 

 

요 인형은 너무 예쁘게 나와서

정말 흡족했던 아이예요.

 

 

첫 번째 청어 인형 만들면서 흥분해서

쿠땡에서 천을 몇 개 샀는데

막상 주문해서 받은 천이 생각과 달라서

사실 별로 기대 안 했던 아이거든요.

 

그런데 만들어 놓고 나니까

너~~무 예쁜 거예요.

 

일단!! 

얼굴이 너무 예쁘게 그려져서

와... 역시 패완얼이구나 싶었습니다.

 

 

크리놀린 양식에서

오프숄더로 만들려고 했는데

막상 집에 있는 레이스를 대니까

목선을 높이는 것도 예쁠 것 같아

퍼프 숄더로 변형해 보았어요.

 

항상 꽉 끼는 소매에,

소맷단만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만들어서

이 스타일은 처음 도전해 본 아이입니다.

 

 

보넷은 원래 레이스를 두 겹으로 대려 했는데

만들다가 힘들어서 한 겹만 대고

때려치웠어요.ㅎㅎㅎ

 

크리놀린 스타일이 드레스는 예쁜데

머리 모양이 5:5 가르마에

스타워즈 공주처럼 양쪽으로 

땋고 그래서 별로 안 예쁘거든요.

 

사실 이 녀석도 머리를 양갈래로 땋아서

링링 머리를 할까, 아님 그물망을 대어서

진주로 장식할까 했는데

그냥 이렇게 자연스럽게 꼬아만 놓아도

예쁘고 보넷도 있는데

너무 과하게 장식하고 싶지 않아서

(사실 귀찮아서) 패쓰

 

 

 

원래 제가 재단이고 나발이고 안 하고

그냥 눈대중으로 바로 천을 자르는 편이라

사이즈도 모르겠고, 재단판도 없지만

요 드레스는 도너츠 모양을 반 잘라

180도 바이어스 재단해서 만들었어요.

 

크리놀린도 엄청나게 만들라면

또 철사로 잡아주어야 하는데

그냥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비비안 리 드레스

정도로만 만들어줄 것이라면

180도 바이어스 재단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드레스 인형은 정말 얼굴이 중요....

 

아무리 드레스를 예쁘게 만들었어도

얼굴이 못생겼으면 별론데

이 녀석은 드레스도 마음에 들었지만

얼굴이 정말 예쁘게 빠졌어요.

 

보통 많은 드레스 인형 작가들이

눈을 물방울 모양이나 웃는 반원형으로

마무리하시는데

저는 순정만화 보던 기억을 되살려

요렇게 그린다는...

 

 

 

두 번째 크리놀린 드레스는

드레스 만들기는 정말 쉬웠는데

바디 만들 때 너무 고생을 해서

결과물을 그닥 기대 안 했었거든요.

 

청어 드레스는 바디는 기가 막히게

잘 뽑았는데 마무리 얼굴과 헤어에서

삐끗하는 바람에 아쉬웠고요.

디자인 고민하는 시간도,

실제로 바느질하는 시간도

훨씬 오래 걸렸는데 말입니다.

 

 

 

작년에는 텀블러 백이랑

안경집이랑 이런 소품만 주구장창 만들다가

오랜만에 쓸데없지만 만족도가 높은

드레스인형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올해는 아마 계속 만들어대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머 어디 나가서 술을 마셔,

춤을 흔들어 재껴...

아주 건전한 취미이지만

참... 쓸 데가 별로 없다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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